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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몸살

愚賢 2023. 3. 7. 06:55

꽃 몸살

강우현

 

병점성당 벚나무 아래

응답받지 못한 기도만 서성이는 저녁

꽃들의 유혹 고봉이다

 

죄인처럼 고개 떨군 로만칼라는

무슨 방패로 막아내느라 게으른 일꾼처럼 걷나

 

신부와 사내가 싸우면 주먹 쥐고 대드는 놈은 어쩌나 이 봄날

흠씬  때리고도 심장이 서늘히 아플 짐승 

부를 수 없는 이름 만삭일 텐데

 

바닥 환하도록 꽃바구니 몽땅 엎어야 끝나는 싸움

비버 이빨 같은 촉이 파랗게 돋아야 하는데

 

도진 꽃 몸살 

이승의 갈림길 넘어가느라

우묵한 그늘 오달지게 까맣다                         

신과 사람이 한 끗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