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들이 전부라고 믿는
오래된 자궁
전혀 그 깊이를 재 본 적 없는
뭔가 비밀이 있어 보이고
투명도 여러 겹으로 가리면 커튼이 되는지
안쪽부터 하나씩 젖히는 소리
짹짹짹 졸졸졸 호르르호르르
모른 척 지나는 게 많아지는 나이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게 두루두루 좋아서
굳은살 박이는 재미 같아서
엄마의 젖을 물고
이름표 하나씩 달고 오는 것들
호명 소리 귀 기울이다가
못 들어도 들은 척 눈 맞추고 싶은 신생
나는 얼마나 회개해야
저쪽에서 오는 소리 들을까
환생 같은
아닌 것 같은 걸음은
처음부터 죄 없는 족보를 가진 건가
다른 듯 새롭게 읽히는
저 늙은 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