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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웃음은 짝퉁이다

愚賢 2022. 10. 21. 20:24

가을의 웃음은 짝퉁이다

 

강우현

 

단풍은 가을용 장식이다

그리움이나 쓸쓸도 단풍 같은 마음속 장식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명암 엇갈리는 경계에서

기우는 자리의 수평을 읽는다      

바람 속 헤매는 추락의 기분을  잠재우고

걸어온 길에 놓쳐버린 계획을 더듬어               

단풍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그늘이 짙어진 늦가을은 인정하기 싫지만   

중심을 향해 단호해도 선택권 없는 계절이다

옹이 품은 느티나무는 쿨한 척 두 손을 털고

요양원 실려갈 걱정 없이 봄으로 방향을 틀었다

순응해야 회복되는 마음과 마음 사이만    

시간의 벼랑으로 떨어지든지 떠밀리든지 선택이 남았다

그리움은 과거에 주소를 두어 연락이 끊기고 

별 하나 유효기간 얼마 남지 않은 듯 

믿었던 자식의 새파란 변명을 읽는다      

ㅡ아빠 사랑해, 내 맘 알지

내 맘은 혼자만 아는 천리 

미움도 후회도 제거한 박제된 웃음이 번진다

기쁨을 닮은 전혀 다른 짝퉁

약속한 시간으로 길갈요양원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