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賢 2023. 1. 11. 15:00

지나간다는 말이 아프다

어제를 두고 온 오늘은  또 무엇을 두고 갈지

웃음 아니면 눈물

 

누군 꽃을 남기라고

누군 반짝이는 돌을 남기라고

탈색한 종이는 맡겨도 숨겨도 냄새가 난다고  

 

갈피마다 출렁이는 시간을 앉히고

뻣뻣한 목을 문질러 사월이 망가지지 않게

정지된 흐름을 착각하는 걸음이 되지 않게

 

값없는 빛을 챙기며

떴어도 감고 있는 눈들

 

두꺼운 책들은 눈물이 적고

 

모든 기차는 레일 위만 달려서

오늘이 닮은 어제를 숨기는 태양 

 

앞에서 기다리는 내일은 자물쇠인가 열쇠인가

저울은 무게 앞에서 빛나는 눈을 가져   

용서는 울어도 소용없고    

 

해 아래서는 같은 말도 다른 말

 

노을이 붉게 넘어간다

짐 들고 가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내일은 바다에 파도가 높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