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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탑

愚賢 2022. 11. 28. 19:53

경포대까지 와서

사라지는 노을을

잡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인사 붉어질 때

따라가겠다고 못 했다 

 

한 발 앞서 갔으니

순간이라 해도 서로 다른 길 

마음에 새긴 시간과 땀나도록 놀아야지

 

다 두고 가도 섭섭지 않은 여기

같이 거닐었던 기억만으로

흙이 되어도 좋고 바람이 되어도 좋다

 

모래사장을 다 걸어간 뒤

탑 같은 발자국 새겨져

몇천 년쯤 지나 기단 하나 올리러 온다면

 

오늘도 발자국 하나 쌓는다